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작가 권겨을)은 게임 속 악역에 빙의한 여주인공이 살아남기 위해 운명을 거스르는 이야기를 그린 정통 로맨스 판타지다. “악역은 죽는다”는 공식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그 엔딩을 바꾸기 위한 여주인공의 절박한 생존기이자 사랑과 구원의 서사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게임 속 악역으로 깨어나다
이야기는 현대의 평범한 여성이 한 게임 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그녀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즐기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속이었다. 하지만 주인공이 된 것이 아니라, 게임 속에서 가장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악역 펜텔레지아(펜니)’의 몸이었다. 게임의 규칙상, 악역의 결말은 언제나 하나 — 죽음뿐. 그녀는 자신이 플레이하던 게임의 전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미래 또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결심한다. “살기 위해선, 악역이 아니어야 해.” 이 말은 곧 작품의 시작이자 주제 선언이다. 펜니는 원작 속 악역이 아닌, 진짜 자신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선택을 바꾸기 시작한다.
살아남기 위한 선택, 황태자와의 위험한 인연
펜텔레지아가 속한 제국의 황태자는 냉정하고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원작에서는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장본인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게임의 정보를 이용해 이 비극적인 결말을 바꾸려 한다. ‘그와 가까워지면 죽는다. 하지만 멀어질 수도 없다.’ 그녀는 황태자의 곁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관계를 다시 만들어간다. 처음엔 계산된 접근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은 복잡해진다. 그녀가 ‘살기 위해 연기하는 사랑’은 언젠가 ‘진짜 사랑’으로 변해간다. 권겨을 작가는 이 과정에서 “악역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로 하여금 악역 캐릭터에 대한 새로운 공감을 이끌어낸다.
운명과 싸우는 악역의 사랑
펜텔레지아의 가장 큰 적은 운명이다. 게임의 세계는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악역은 죽는다’는 결말로 수렴하려 한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 번의 기회라도 자신의 결말을 바꾸기 위해 싸운다. 황태자는 점점 그녀에게 끌리지만, 그 감정 역시 운명에 의해 왜곡된다. 이 작품의 매력은 바로 이 “사랑과 생존의 교차점”에 있다. 펜니의 모든 선택은 생존을 위한 계산이지만, 결국 그것이 그녀를 구원하는 진심이 된다.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은 단순한 빙의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한 인간의 이야기”다. 그녀는 더 이상 게임의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써 내려가는 존재로 성장한다.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은 빙의물의 전형을 새롭게 정의한 대표작이다. 살아남기 위해 시작된 여주의 여정은 결국 사랑과 구원의 서사로 이어지며, “악역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권겨을 작가는 세밀한 감정선과 치밀한 설정으로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죽음으로 시작된 삶이 결국 ‘진짜 사랑’으로 완성되는 이야기, 그것이 바로 『악역의 엔딩은 죽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