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수리나무 아래’(작가 김수지)는 리디북스에서 연재 중인 정통 로맨스 판타지다. 말더듬이 공작 영애와 비천한 출신의 기사가 신분과 상처를 넘어 사랑을 쌓아가는 이야기로, 섬세한 감정선과 긴 시간에 걸친 관계의 변화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차분하고도 진한 서사로, 한국 로판 독자들 사이에서 꾸준히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말더듬이 영애, 그리고 비천한 기사와의 강제 결혼
이야기의 시작은 공작가의 딸, 맥시밀리언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말더듬이로 인해 자신감이 부족했고, 엄격한 아버지의 눈치 속에서 늘 위축된 삶을 살아왔다. 그녀의 결혼은 사랑이 아닌 강요였다.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비천한 출신의 기사 리프타르와 혼인하게 된다. 그는 신분도 낮고, 주변에서는 그녀의 남편을 “하급 출신 기사 따위”라 비웃었다. 하지만 맥시밀리언은 그를 탓하지 못했다. 그녀의 말더듬이와 소극적인 성격은 사랑을 표현하기엔 너무 서툴고, 감정을 숨기기엔 너무 여렸다. 첫날밤을 치르고 남편은 원정에 나서며, 그들의 결혼은 그렇게 멈춰버린 듯했다. 김수지 작가는 이 장면에서 신분의 벽, 강압적 혼인, 불안정한 자존감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읽는 이로 하여금 주인공의 내면을 깊이 공감하게 만든다.
3년의 공백, 그리고 전설이 되어 돌아온 남편
결혼 후 리프타르는 전장으로 떠난다. 그는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며 결국 전 대륙에 이름을 떨치는 기사로 성장한다. 3년이 지나 다시 돌아온 그는 더 이상 비천한 청년이 아니었다. 그의 이름은 이제 기사단의 자랑이자, 귀족들이 탐내는 전설이었다. 하지만 그를 맞이하는 맥시밀리언의 마음은 복잡했다. 여전히 서툰 말투와 불안한 자신감, 그리고 떠나기 전의 어색한 기억이 그녀를 붙잡고 있었다. 리프타르는 변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과거의 그림자 속에 머물러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다가서지 못하고, 이 작품의 진정한 로맨스는 바로 그 간극을 좁혀가는 과정 속에서 피어난다. 『상수리나무 아래』는 화려한 사건보다 감정의 흐름과 관계의 성숙을 중심에 둔 서사다.
사랑은 두려움을 이길 때 피어난다
김수지 작가는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자기 극복의 과정으로 그린다. 맥시밀리언은 남편의 사랑을 받아들이기 전, 먼저 자신을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했다. 그녀는 오랜 불안과 말더듬이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리프타르 역시 그녀의 옆에서 천천히 기다리며 사랑을 배운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하는 이 과정이 작품의 핵심이다. “사랑은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된다”는 메시지는 이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 현실적으로 전해진다. 『상수리나무 아래』라는 제목은 이들의 사랑이 거대한 나무처럼 천천히, 그러나 깊게 뿌리내리는 이야기임을 상징한다. 그리움, 두려움, 회복, 그리고 진심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이 로맨스는 정통 로판이 가진 서정성과 여운을 그대로 보여준다.
『상수리나무 아래』는 강요된 결혼에서 피어난 진심과, 서로의 상처를 감싸 안으며 성장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다. 김수지 작가는 느리지만 단단한 사랑의 여정을 통해 “사랑이란 결국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받아들이는 용기”임을 보여준다. 말더듬이 영애와 전설의 기사가 만들어내는 이 감정의 깊이는 리디북스 로맨스 판타지 독자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