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못하면 죽는병 걸림 — 살기 위해 무대에 오른 청춘의 두 번째 기회
웹소설 『데뷔 못하면 죽는병 걸림』은 제목만으로도 독자의 시선을 끕니다. 처음엔 단순한 개그물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청춘의 절박함이 묻어납니다. 이 작품은 4년 차 공시생의 삶이 끝나버린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공무원 시험 낙방의 연속, 아무 목표도 없는 무기력한 일상. 그러던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그는 더 이상 ‘그 자신’이 아니었습니다. 세 살 어린 낯선 청년의 몸속에서 눈을 뜨며,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눈앞에 뜬 상태창 한 줄— “상태이상: 데뷔하지 않으면 죽음 (D-365)”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돌 데뷔’라는 말도 안 되는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4년 차 공시생, 낯선 몸에서 깨어나다
이야기의 첫 장면은 공시생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립니다. 밤새 인강을 듣고 커피로 하루를 버티는 삶, 합격은커녕 점수표조차 보기 싫어진 어느 날, 주인공은 그대로 잠이 듭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주변은 낯선 연습실. 거울 속에는 자신이 아닌 젊고 마른 남자가 서 있습니다. 현실보다 3년 전의 시점, 이름 모를 인물의 몸에 깃든 것입니다.
처음엔 꿈이라 생각하지만 곧 상태창이 모든 걸 뒤집습니다. ‘데뷔하지 않으면 죽는다.’ 그 문구와 함께 생명 타이머가 돌아가기 시작하죠. 디데이는 매일 줄어들고, 그와 함께 가슴은 점점 조여옵니다. 살기 위해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이번엔 끝까지 버텨보자는 결심이 시작됩니다. 이 첫 선택이 곧 작품의 테마—두 번째 삶의 각오—를 상징합니다.
상태창과 함께하는 생존 미션, 아이돌 데뷔 도전기
빙의된 몸은 평범한 청년이 아니었습니다. 한때 아이돌 연습생이었지만 이미 소속사에서 잘려나가기 직전의 인물이었죠. 노래 실력은 중간, 댄스는 형편없고 인기도 전무했습니다. 하지만 공시생 출신의 주인공은 포기 대신 계산을 택합니다. 그는 빙의 전 ‘아이돌 데이터 수집 및 판매’를 부업으로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덕질로 쌓은 데이터, 팬심 구조, 오디션 동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죠. 그 경험이 지금 생존 전략이 됩니다.
그는 과거 자신이 팔아넘겼던 아이돌 정보를 되짚으며, 오디션 일정과 팬심 유도법을 철저히 분석합니다. 상태창은 하루하루 남은 디데이를 갱신하며 ‘데뷔 조건 2%’ 같은 냉정한 수치를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공시생 때 익힌 계획표를 다시 꺼내 듭니다. 이번엔 시험이 아니라, 데뷔를 위한 공부입니다. 보컬 학원, 춤 연습, 오디션 준비가 생존의 수단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웃음과 현실 풍자를 동시에 담습니다. ‘죽지 않기 위해 데뷔해야 하는 남자’라는 설정이 우스꽝스럽지만, 그 안에는 경쟁 사회 속 청년의 불안이 녹아 있습니다. 오디션 장면에서 “공시생보다 면접은 낫네요”라는 대사는 작품의 블랙코미디적 매력을 잘 보여줍니다.
죽음의 디데이 속에서 피어난 진짜 꿈
처음엔 생존이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무대를 준비하면서 그는 점점 변합니다. 노래가 단순히 데뷔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살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바뀝니다. 디데이가 줄어드는 공포보다 한 곡을 완성하는 즐거움이 커지고, 팀원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는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습니다.
“살기 위해 무대에 올랐는데, 지금은 무대를 위해 살고 있다.” 이 한 문장은 작품의 모든 것을 요약합니다. 『데뷔 못하면 죽는병 걸림』은 코믹 판타지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결국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입니다. 공시생의 무기력, 경쟁 사회의 냉혹함, 그리고 다시 시작할 용기가 작품 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살기 위해 무대에 올랐지만, 결국 진심으로 노래하게 된 청춘의 이야기. 『데뷔 못하면 죽는병 걸림』은 웃기지만 슬프고, 가볍지만 묵직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청춘 생존 판타지의 새로운 형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