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부 대공’(작가 투머치텐션)은 피폐물의 문법을 비틀며 새롭게 해석한 로맨스 판타지다. 감금과 강압의 세계로 알려진 소설 속에 빙의된 여주인공이, 예상과 달리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남자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심리 중심 서사를 담았다. 피폐물의 외피 아래, 인간의 상처와 불안, 그리고 서툰 감정의 회복이 그려지는 감정형 작품이다.
감금물에 빙의된 여주인공,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이야기는 한 여성이 자신이 읽던 피폐물 속으로 떨어지면서 시작된다. 그 소설은 감금과 강압이 주요 키워드인 전형적인 어두운 서사였다. 주인공 유미는 처음엔 자신이 그런 세계에 갇혔다는 사실에 절망하지만, 곧 한 가지 안도감을 느낀다. 적어도 이 세계에서 ‘주인공’이라면 죽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감금당하고 시달릴지언정, 죽음만큼은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시놉시스의 내용과 달랐다. 그녀를 감금하고 괴롭혀야 할 인물, 북부 대공 바라스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유미를 가두지 않고, 그저 곁에서 관찰만 할 뿐이었다. 이 예기치 못한 정적은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바꿔 놓는다. 투머치텐션 작가는 기존 피폐물의 강렬한 폭력성과 자극 대신, 인물의 심리적 긴장감과 관계의 미세한 변화를 중심으로 서사를 끌어간다.
도망치지 않는 여자, 그리고 불안한 남자
시간이 지나며 유미는 자신이 알고 있던 세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녀를 괴롭히지 않는 바라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싹트는 낯선 감정. 처음에는 단순한 두려움이었지만, 이제는 그와 함께 걷는 순간 얼굴이 붉어진다. “어쩌면,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그녀의 내면에는 공포와 안정, 불안과 기대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반면 바라스의 시선은 정반대다. 그는 유미가 자신을 경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불안하다. 여자가 아름답고, 도망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그를 괴롭힌다. 결국 바라스는 스스로 다짐한다. “이제라도 가둬야겠다.” 이 장면은 작품의 핵심 감정선이다. 서로의 마음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교차하는 감정 — 동상이몽, 쌍방 삽질, 그리고 대화의 부재가 만들어내는 인간적인 서툼이 이 소설의 정체성이다.
피폐물의 외피 속에 숨은 힐링과 공감
『북부 대공』은 피폐물이라는 장르적 틀을 이용하지만, 실제 내용은 우울과 힐링이 공존하는 관계 회복 서사에 가깝다. 작품 속 키워드 #동상이몽 #쌍방삽질 #대화가필요해 는 단순한 해시태그가 아니라, 이 작품 전체를 설명하는 주제 문장이다. 투머치텐션 작가는 억압적인 관계 대신, 불완전한 인간들이 서로의 상처를 알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감금 대신 관찰, 폭력 대신 불안, 고통 대신 오해로 이어지는 서사는 독자에게 묘한 긴장과 따뜻함을 동시에 전달한다. 결국 『북부 대공』은 사랑을 통해 구원받는 이야기이자, 서로를 오해한 두 인물이 조금씩 진심을 배워가는 감정 성장형 로맨스 판타지다.
‘북부 대공’은 피폐물의 문법을 깨고, 인간의 불완전한 감정을 중심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빙의물·감금물의 자극적 외형 뒤에서, 투머치텐션 작가는 상처와 치유, 불안과 신뢰의 감정을 정직하게 풀어낸다. 유미와 바라스의 관계는 어긋나지만, 그 어긋남 속에 ‘이해받고 싶은 인간의 마음’이 자리한다.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감정의 회복을 그린 힐링형 판타지로서 『북부 대공』은 카카오 로맨스 판타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