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준 은혜를 집착으로 갚으시다니요’(작가 차보리)는 동화 속 ‘사악한 마녀’로 빙의한 여주가 우연히 주운 남매를 키우게 되면서 대공가와 얽히는 달콤하고도 아슬한 로맨스 판타지다. 마녀로 오해받고 유괴범으로 몰렸던 여주가 아이들과의 유대, 그리고 냉정한 대공과의 관계 속에서 진심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코믹한 전개 속에서도 캐릭터 간 감정의 변화가 섬세하게 그려져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인기 로판이다.
동화 속 마녀로 빙의하다
주인공은 어느 날, 눈을 뜨자 자신이 알고 있던 동화 속 ‘사악한 마녀’가 되어 있었다. 모두에게 미움받는 외로운 삶, 사람들은 그녀를 두려워했고, 아이들은 울며 도망쳤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조용히 살아가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자집을 뜯어먹고 있던 남매를 발견한다. 굶주린 아이들이 안타까워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조금만 키워주면 되겠지.” 그녀는 그렇게 두 아이를 돌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상은 그녀의 선의를 믿지 않았다. “마녀 헤이즐, 유괴죄로 처형한다!” 그녀가 보호해준 아이들은 사실 대공의 동생들이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마녀’의 조용한 일상은 완전히 바뀐다.
대공가의 보모가 되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그녀는 아이들과 함께 대공가로 향한다. 아이들의 덕분에 처형은 면했지만, 대신 ‘보모’로 일하게 된다. 그녀는 단호히 말했다. “대공이랑은 아무 상관 없어요. 애들만 키워주고 퇴사할 거예요.” 하지만 고용주인 대공은 그렇게 간단한 인물이 아니었다. “대공은 마녀와 결혼하지 않아. 물론, 보모와도 하지 않고.” 차가운 말투와 냉정한 태도, 그러나 그 뒤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감정이 있었다. 아이들이 그녀를 따르며 웃음이 번지고, 그녀 역시 그들과 함께 마음을 열어간다. 이 평화로운 일상이 오래가면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 대공의 태도는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집착과 오해, 그리고 시작되는 사랑
두근두근, 마침내 퇴사 날. 그녀는 사직서를 들고 대공 앞에 섰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대공은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내게 무슨 묘약을 쓴 거지? 아니, 차라리 네가 묘약이라도 쓴 거라면 좋겠어.” 그녀가 내민 건 사직서였지만, 그가 내민 것은 반지였다. “왜 이러세요, 대공 전하…?” 그녀의 당혹스러움은 커져만 갔다.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외쳤다. “헤이즐이랑 형아 아기는 언제 와?” “헤이즐 닮은 조카? 좋아!” 모두의 시선이 쏠린 그 자리에서, 대공은 단호히 말했다. “이젠 보내지 않겠다.” 그녀는 당황했다. 그저 아이들을 위해, 잠시 머물렀을 뿐인데 — 그가 돌려준 것은 감사가 아닌 집착이었다. 『키워준 은혜를 집착으로 갚으시다니요』는 달콤함과 유머, 그리고 로맨스의 감정선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작품으로, ‘로판 속 마녀물’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다.
‘키워준 은혜를 집착으로 갚으시다니요’는 동화 속 마녀로 빙의한 여주가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대공과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 판타지의 정수를 보여준다. 차보리 작가는 마녀와 대공, 아이들의 관계를 통해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따뜻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냈다. 코믹한 상황과 진지한 감정선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로판 팬들에게 꾸준히 회자되는 인기작이다. 마녀와 대공, 그리고 두 아이의 관계 속에서 사랑은 우연이 아니라 ‘은혜’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