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계약결혼 했다’(작가 시야)는 평범한 빈민가 소녀 리리카가 하루아침에 달라진 어머니의 비밀을 마주하며 운명적으로 황궁의 세계에 엮이는 로맨스 판타지다. 회귀, 모녀 서사, 그리고 황궁 로맨스가 절묘하게 뒤섞인 이 작품은 “엄마가 왜 갑자기 달라졌지?”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가족애와 사랑, 운명의 회귀를 그려내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회귀, 엄마가 달라졌다
리리카는 빈민가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소녀다. 그녀의 유일한 가족은 술주정뱅이 어머니. 어느 날, 밤새 술에 취해 잠들었던 어머니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다. “꺄악, 뜨거워! 싫어!” 리리카는 놀라 어머니를 부르지만,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내뱉는다. “리리, 살아있구나. 어려졌니?” 그리고는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중얼거린다. “이럴 수가, 돌아왔어….” 리리카는 처음엔 어머니의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 어머니는 완전히 달라진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전엔 술에 취해 매일 현실을 외면하던 어머니가 이제는 또렷한 눈빛으로 먼 곳을 바라본다. ‘무언가 알고 있는 사람처럼.’ 그녀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는 모든 걸 바꿔 놓는다. “황궁 무도회에 참가해서 폐하를 만나야 해!” 리리카의 평범했던 일상은 그렇게 금이 가기 시작한다.
가족, 모녀가 맞이한 두 번째 기회
작품의 핵심은 ‘어머니의 회귀’다. 시야 작가는 어머니라는 인물에게 회귀의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기존 로맨스 판타지의 구조를 완전히 뒤집는다. 대부분의 회귀물이 여주인공 본인의 재시작을 다루는 데 비해, 이 작품은 ‘부모의 회귀가 자식의 삶을 바꾸는 이야기’다. 리리카는 여전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어머니의 진심은 명확하다 — 이번 생에서는 딸을 지켜내고, 자신의 과거를 바로잡겠다는 결심이다. 리리카는 점점 변화하는 어머니를 보며 혼란스러워하지만, 그녀의 따뜻한 미소 속에서 이상할 만큼 믿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얽힌 이 모녀의 이야기는 가족애와 재생의 메시지를 전하며 깊은 감동을 준다.
로맨스, 황궁 무도회와 계약결혼의 비밀
어머니의 말대로, 그들의 인생은 황궁 무도회에서 크게 뒤바뀐다. 리리카는 자신이 전혀 알지 못했던 ‘귀족 사회’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곳에서 어머니는 놀라운 선언을 한다. “폐하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리고… 계약 결혼을 제안합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에 궁정 전체가 술렁인다. 리리카는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점차 드러나는 진실 — 그녀의 어머니는 단순한 빈민이 아니었고, 과거 황궁과 깊은 인연을 가진 인물이었다. ‘돌아왔다’는 말의 의미가 이제야 드러난다. 그녀는 회귀를 통해 과거를 바꾸고자 했고, 그 시작이 바로 황제와의 계약 결혼이었다. 시야 작가는 이 과정 속에서 모녀의 사랑과 정치적 긴장을 교묘히 엮어내며, 로맨스와 가족 서사를 동시에 완성한다.
‘엄마가 계약결혼 했다’는 가족, 회귀, 로맨스를 결합한 독창적인 판타지다. 술주정뱅이로만 보였던 어머니가 사실은 시간을 되돌려 운명을 바꾸려는 주체였다는 반전은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리리카의 시선으로 보는 ‘두 번째 인생’은 감동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긴장감을 품고 있다. 시야 작가는 유머와 따뜻함, 그리고 판타지적 설정을 섬세하게 버무려 새로운 형태의 모녀 로맨스 판타지를 완성했다. ‘계약 결혼’은 단순한 사랑의 시작이 아니라, 과거를 바로잡고 미래를 구원하는 약속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