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이번 생엔 내가 왕비야’(작가 레팔진프, 미완)는 사랑받지 못한 여주가 회귀 후 스스로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나아가는 로맨스 판타지다. ‘대체품’으로 살아야 했던 아리아드네가 사랑과 권력을 모두 쟁취해 나가는 여정을 섬세한 감정선과 치밀한 서사로 그려낸 작품이다.
회귀, 다시 시작된 운명
아리아드네의 첫 인생은 철저히 불행했다. 그녀는 언제나 ‘언니의 대체품’으로 살아야 했다. 심지어 약혼자조차도 그녀를 향해 냉소적으로 말했다. “대체가 되어야 대체품이지. 넌 대체품조차도 못 돼.” 그 말 한마디는 아리아드네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모든 걸 잃고 죽음을 맞이한 순간, 그녀는 기적처럼 과거로 돌아온다. 이번에는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이번 생엔, 내 인생을 내가 선택할 거야.’ 회귀 후의 그녀는 달라졌다. 더 이상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니라, 스스로 빛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 작품은 회귀라는 장르적 장치를 통해 한 여성이 자신의 가치를 되찾는 과정을 정교하게 보여준다.
사랑, 전혀 다른 두 남자와의 재회
회귀한 아리아드네 앞에 두 남자가 나타난다. 먼저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왕자는 “울지 마, 아리아드네. 네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라며 그녀에게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그는 과거의 인연이 아닌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이다. 반면, 전생의 약혼자는 완전히 달라진 태도로 그녀에게 다가온다. “젠장! 나는 지금 너에게 구애하는 거라고!” 한때 그녀를 비웃던 남자가 이번 생엔 진심으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두 남자 사이에서 흔들리는 감정선은 이 작품의 로맨스적 긴장감을 이끈다. 작가는 단순한 삼각관계를 넘어, ‘누가 진정한 사랑을 주는가’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아리아드네의 시선에서 전해지는 감정은 절절하면서도 현실적이다.
권력, 사랑을 지키기 위한 싸움
아리아드네는 추기경의 서출, 즉 성직자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그 출신은 언제나 그녀를 억누르고, 사람들은 그녀를 ‘부적절한 혈통’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회귀한 그녀는 그 사회적 굴레를 무너뜨린다. 사랑뿐 아니라 권력 또한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하기 위해, 그녀는 냉철하게 정치적 선택을 시작한다. 왕비가 되겠다는 말은 단순한 로맨스의 종착지가 아니라, 자존과 복수, 그리고 독립의 선언이다. 아리아드네는 더 이상 누군가의 대체품이 아니다. 그녀는 스스로의 이름으로 역사를 다시 쓰는 여주가 된다. 레팔진프, 미완 작가는 로맨스 판타지 속에서 여성의 성장과 권력의 상징을 아름답고도 강하게 그려내며 감정과 서사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
‘언니, 이번 생엔 내가 왕비야’는 회귀를 통해 운명을 바꾸는 여주 아리아드네의 이야기다. 사랑받지 못했던 과거를 딛고, 사랑과 권력, 그리고 자존을 모두 쟁취해 나가는 그녀의 여정은 단순한 복수극이 아닌 ‘자기 서사의 회복’이다. 레팔진프, 미완 작가는 감정의 섬세함과 서사의 밀도를 모두 갖춘 필치로, 로맨스 판타지의 본질인 ‘사랑과 성장’을 완벽히 표현한다. 이번 생의 아리아드네는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니라, 스스로 빛이 되는 왕비로 거듭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