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작가 씨즐)는 한 게임을 인생처럼 살아온 남자가, 그 게임 속 세계로 빙의하며 시작되는 판타지 액션물이다. 누군가는 ‘악역’이라 부르지만, 그는 생존을 위해 마피아가 된다. 현실보다 더 냉혹한 게임의 세계 속, 폭력과 재력, 그리고 뒷세계의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이야기다.
빙의, 게임 속 세계에 떨어지다
주인공은 평생을 한 게임에 바친 ‘고인물 유저’였다. 늘 2등으로만 머물며 벽에 부딪힌 그는, 언젠가부터 스스로를 게임 속 캐릭터와 동일시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님은 님 닉네임으로 살라면 살 수 있겠음?”이라는 의문의 쪽지를 받는다. 장난이라 생각한 순간, 그는 게임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눈을 뜬 곳은 자신이 수백 번 플레이했던 그 게임의 세계, 그것도 ‘아카데미’의 뒤편, 암흑가 보스의 무능한 후계자의 몸이었다. 현실에서는 결코 가질 수 없던 힘과 재력을 가졌지만, 이곳은 한 발만 잘못 디뎌도 죽는 세계다. 주인공은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 이제는 게임이 아니라 진짜 생존의 무대라는 것을.
아카데미, 폭력과 권력이 공존하는 무대
그가 깨어난 곳은 ‘아카데미’, 게임 내에서도 명문과 암투, 그리고 권력 다툼이 난무하던 중심지다. 겉으로는 귀족과 천재가 모인 교육기관이지만, 그 이면에는 뒷세계와 마피아 조직이 얽혀 있다. 주인공이 맡은 역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자리 — 암흑가의 후계자. 그는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게임 정보를 총동원한다. NPC의 성향, 이벤트의 발생 조건, 심지어 숨겨진 퀘스트 루트까지 완벽히 기억하고 있다. “그래, 혈연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지.”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수단을 활용한다. 압도적인 폭력, 막대한 재력, 그리고 인맥까지. 현실의 고인물이 게임 속 세상에선 누구보다 치밀한 전략가로 변한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 살아남는 것이다.
게임세계, 룰을 부수는 마피아의 생존전략
게임 속 세계는 주인공에게 낯설지 않지만, 이젠 플레이어가 아닌 NPC로 살아야 하는 현실이 되었다. 그는 과거 자신이 만들었던 캐릭터들과 마주하며, 그들이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임을 실감한다. 그리고 깨닫는다 — 이 세계의 ‘룰’을 따르는 자는 결코 정상적인 엔딩을 맞지 못한다는 것. 그는 자신이 가진 기억과 능력을 무기로, 게임의 규칙 자체를 비틀기 시작한다. ‘고인물의 통찰력’과 ‘마피아의 야망’이 결합된 순간, 이 이야기는 단순한 빙의물이 아닌 권력 판타지로 변한다. 씨즐 작가는 주인공의 냉정한 생존 감각과 도시적인 게임 세계의 질감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선악이 아닌 생존”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진다. 결국 주인공은 선택한다 — “이 세계의 룰을 따를 바엔, 내가 새로운 룰을 만든다.”
‘아카데미의 마피아가 되었다’는 빙의물과 현대 판타지, 그리고 마피아 서사를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이다. 게임 속 세계에 갇힌 주인공은 단순한 생존자가 아니라, 그 세계의 룰을 바꾸는 창조자가 되어간다. 씨즐 작가는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플레이어에서 신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냉혹한 권력, 계산된 생존, 그리고 변질된 정의 속에서 그가 선택한 길은 단 하나 — 살아남는 것. 그의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게임의 시작이다.